숲속 작은 오두막에 도깨비가 살고 있다면 어떨까. 어느 날 낯선 사람이 나타나 보물이 가득한 상자를 건네준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동물이 사람처럼 말을 하고, 평범한 소녀가 지혜를 발휘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야기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옛이야기 속에서는 이런 일이 얼마든지 일어난다. 가난한 젊은이가 뜻밖의 행운을 만나고, 용감한 소녀가 어려운 일을 해결하며, 욕심 많은 사람이 자신의 욕심 때문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때로는 어리석어 보이던 사람이 기발한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힘없는 사람이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이기기도 한다.
산수야 출판사의 어린이 책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는 이렇게 엉뚱하고 신기한 옛이야기 50편을 모은 책이다. '일곱 마리 아기 염소'와 '행복한 한스', '돼지치기 왕자'처럼 널리 알려진 작품이 있는가 하면, 루이자 메이 올컷의 '로지의 여행'과 프랭크 바움의 '도적들이 들어 있는 궤짝'처럼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에디스 네스빗, 조지프 제이콥스, 앤드루 랭 등 여러 작가와 민속학자가 수집하거나 쓴 이야기들도 함께 담겨 있다.
오래전 사람들이 즐겨 듣고 읽었던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에 담긴 재미는 지금도 낯설지 않다. 주인공이 위험에 빠지면 어떻게 벗어날지 궁금해지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인물을 보면 웃음이 난다. 신기한 물건이 나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게 되고, 어려움을 이겨낸 주인공을 보며 함께 기뻐하게 된다.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를 펼치면 이렇게 서로 다른 인물과 사건이 하나씩 나타난다. 이야기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작은 모험이 시작된다.
용감한 젊은이와 영리한 소녀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옛이야기에는 처음부터 강하거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 등장하지 않는다. 평범한 젊은이와 소녀, 가난한 사람과 힘없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 뜻밖의 사건을 겪기도 한다.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의 첫 번째 묶음인 ‘대담한 젊은이들과 용감한 처녀들’에도 그런 인물들이 등장한다. '꾀 많은 도둑 ', '총명한 네 아들', '영리한 견습생', '도깨비 신부', '현명한 소녀'처럼 제목부터 주인공의 성격이나 그들이 겪게 될 사건을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언제나 유리한 처지에 놓여 있지 않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기도 하고 자신보다 힘이 센 상대와 마주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다. 어떤 인물은 용기를 내고, 어떤 인물은 재치와 지혜를 발휘하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불리한 상황을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옛이야기에서는 가장 강한 사람이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아이들이 주인공의 입장에서 사건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에 빠진 주인공을 보며 걱정하다가도 기발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만나면 통쾌함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보잘것없어 보였던 인물이 뜻밖의 활약을 펼치는 순간에는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옛이야기 속 주인공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힘이나 특별한 재능이 아니다. 때로는 작은 용기와 기발한 생각 하나가 어려운 상황을 바꾸는 힘이 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은 엉뚱한 이야기들
옛이야기에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마법에 걸린 물건이 나타나고, 평범한 사람이 신비한 능력을 가진 존재를 만나며, 믿기 어려운 사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진다.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따로 모여 있다. ‘이상하고 신비한 이야기들’에는 '우물 속의 머리 세 개', '마법에 걸린 머리', '넓은 사람, 긴 사람, 불꽃 눈', '텅 비어 있는 병' 같은 작품이 실려 있다. 제목만 보아도 평범한 세상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엉뚱하고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에 실린 작품들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못으로 만든 수프', '나스레딘 호자와 수프 냄새', '도적들이 들어 있는 궤짝', '세 명의 바보' 같은 이야기에는 엉뚱한 생각과 행동이 만들어내는 웃음이 담겨 있다.
못으로 수프를 만든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수프 냄새를 두고는 어떤 소동이 벌어질까. 도적들이 들어 있는 궤짝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런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궁금증은 커진다. 그리고 이야기를 펼치면 예상하지 못한 사건과 인물들의 엉뚱한 행동이 기다리고 있다.
옛이야기의 즐거움은 모든 일이 현실과 똑같을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은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건을 따라가며 웃고 놀라는 동안 익숙한 세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의 세계를 마음껏 여행하게 된다.
말하는 동물과 신비한 보물이 등장하는 세상
옛이야기에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중요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의 ‘새와 짐승과 용’에는 '교토 개구리와 오사카 개구리', '호랑이와 브라만과 자칼', '일곱 마리 아기 염소', '현명한 원숭이와 멧돼지', '게으른 낙타와 혹' 등 다양한 동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동물들은 때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저마다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영리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어리석은 동물도 있고, 욕심을 부리는 동물과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를 발휘하는 동물도 있다. 아이들은 동물들이 벌이는 사건을 따라가며 웃고 걱정하고 놀라게 된다. 사람이 아닌 동물이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에 같은 상황도 조금 더 엉뚱하고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책에는 소원과 신비한 물건을 둘러싼 이야기들도 있다. ‘좋은 소원과 나쁜 소원’에 실린 '캐리의 세 가지 소원', '행운이 금보다 낫다', '어부와 욕심 많은 아내', '황금 코담배 상자', '솔로몬 왕의 마법 상자'가 그런 작품들이다.
만약 소원을 세 가지 들어주는 마법의 물건이 생긴다면 무엇을 부탁해야 할까. 보물이 가득한 상자를 얻는다면 정말 행복해질까.
이런 질문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하지만 옛이야기에서 신비한 물건을 얻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뜻대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소원을 빌거나 행운을 얻는 순간부터 오히려 새로운 사건이 시작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재미는 보물을 얻거나 마법이 이루어지는 순간에만 있지 않다. 주인공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이들은 그 과정을 따라가며 자신이라면 어떤 소원을 빌었을지, 보물을 얻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오래된 이야기에는 웃음과 용기, 위안이 함께 있다
옛이야기가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재미있는 사건과 신기한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겪는 어려움과 기쁨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강하고 완벽하지 않다. 힘이 부족하거나 가난하기도 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거나 욕심 때문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아이들은 주인공에게 더 쉽게 마음을 줄 수 있다.
어려움에 빠진 인물을 보면 걱정하고, 용기를 내어 문제를 해결하면 함께 기뻐한다. 누군가 욕심을 부리다가 낭패를 겪으면 웃기도 하고, 힘없는 사람이 지혜를 발휘해 강한 상대를 이기면 통쾌함을 느낀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아이들은 이렇게 여러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만난다.
어떤 인물은 용감하고 어떤 인물은 겁이 많다.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리석은 사람도 있으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인물과 자신의 욕심만 앞세우는 인물도 있다. 아이들은 이런 인물들을 보면서 자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옛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반드시 교훈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재미있게 읽고 웃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주인공이 겪는 일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에 남는 장면이 생기고, 그 장면을 통해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옛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정답을 먼저 알려주기보다 여러 인물의 삶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상상하고 웃고 슬퍼하며, 때로는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에 담긴 50편의 이야기도 그렇게 서로 다른 재미와 감정을 전해준다.
잠들기 전,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읽어볼까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는 아이가 혼자 읽어도 좋지만 잠들기 전 부모가 한 편씩 읽어주기에도 어울리는 책이다. 잠자리에 누워 이야기를 듣는 시간에는 낮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 포근한 이불 속에서 엄마나 아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이야기 속 숲과 오두막, 신비한 보물 상자가 조금 더 가까이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이 책에는 각 이야기마다 리딩 타임이 수록되어 있어 그날의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고를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한 날에는 조금 긴 모험 이야기를 읽고, 아이가 피곤한 날에는 짧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골라도 좋다. 반드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으니 그날 아이가 궁금해하는 이야기 한 편을 함께 선택하면 된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읽어볼까?”
용감한 젊은이의 모험을 읽을 수도 있고, 지혜로운 소녀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골라도 된다. 마법에 걸린 신기한 물건이 궁금한 날도 있을 것이고, 동물들이 벌이는 엉뚱한 소동을 읽고 싶은 날도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다 읽은 뒤에는 아이와 짧은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어떤 인물이 가장 재미있었는지,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소원을 하나 들어준다면 무엇을 부탁하고 싶은지 이야기해볼 수 있다. 책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부모와 아이의 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는 [요술 지팡이와 마법의 가루]와 함께 산수야 출판사가 마련한 잠자리 이야기 동화책이다. 앞선 책에서 다양한 요정들의 세계를 만났다면, 이 책에서는 도깨비와 마녀, 용감한 젊은이와 영리한 소녀, 말하는 동물과 신비한 보물이 등장하는 옛이야기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세계의 작가와 민속학자들이 수집하고 쓴 오래된 이야기들은 이렇게 긴 시간을 건너 오늘의 아이들 곁으로 찾아온다. 그 이야기 속에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신기한 사건도 있고,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고민과 실수도 있다. 그래서 옛이야기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아이들은 책장을 넘기며 낯선 세상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만난 인물들과 함께 웃고 놀라며 모험을 즐긴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마음에 남은 장면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
오늘 밤에는 도깨비를 만나볼까, 아니면 보물 상자를 찾아 떠나볼까.
[도깨비 신부와 보물 상자]를 펼치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신기하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중 한 편을 골라 읽는 것만으로도 잠들기 전 작은 모험 하나가 시작된다. © 산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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