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조금 더 키가 크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친구들보다 키가 작거나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다면 그런 마음은 더욱 간절해질 것이다.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고, 조금만 더 멋지고 아름다워지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자신의 외모가 유난히 신경 쓰인다. 친구들의 키와 몸매, 옷차림을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게 되고,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해질수록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도 점점 크게 다가온다.

산수야 출판사의 성장소설 [하늘을 만지다]에 등장하는 열세 살 소녀 스벤야도 그런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스벤야는 또래보다 키가 매우 작아서 친구들에게 어린아이처럼 보일 때가 많다. 누군가는 작은 키를 가지고 별명을 붙이고, 장난처럼 놀리기도 한다. 친구들에게는 별뜻 없는 말일지 몰라도 스벤야에게는 쉽게 잊히지 않는 상처가 된다.

스벤야는 자신의 키가 조금만 더 컸다면 모든 일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자신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도 더 이상 어린아이처럼 대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멋진 남자아이의 눈에도 지금보다 성숙하고 매력적인 소녀로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스벤야 앞에 특별한 운동화 한 켤레가 나타난다. 그 운동화가 스벤야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평범했던 일상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하늘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운동화

어느 날 스벤야는 친구 릴리와 함께 쇼핑을 하다가 마음에 쏙 드는 운동화를 발견한다. 이름은 ‘스카이터처’. 하늘을 만진다는 뜻을 가진 이 운동화는 밑창이 아주 두꺼워 신기만 해도 키가 몇 센티미터는 더 커 보일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몇 센티미터의 차이가 스벤야에게는 무척 중요하다. 그만큼 키가 커지면 더 이상 어린아이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고,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도 다르게 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운동화를 신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활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스벤야에게 스카이터처는 단순히 멋진 신발이 아니다. 작고 어려 보이는 자신에서 벗어나 조금 더 성숙하고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담긴 물건이다. 운동화의 두꺼운 밑창은 스벤야가 꿈꾸는 새로운 모습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운동화의 가격이 무려 239마르크나 된다는 것이다. 스벤야에게는 쉽게 마련할 수 없는 큰돈이지만, 그렇다고 갖고 싶은 마음을 포기할 수는 없다. 결국 스벤야는 운동화를 사기 위해 직접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스벤야가 찾아낸 돈벌이 방법은 조금 엉뚱하다.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는지 감시하고, 아버지가 다이어트 약속을 잘 지키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부모는 서로의 약속을 확인해 주는 대가로 스벤야에게 돈을 주기로 한다.

어른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세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딸의 감시를 받는 모습은 우습기도 하다. 스벤야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만 외모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담배를 끊는 일이 어렵고, 아버지는 몸무게를 줄이는 일이 쉽지 않다. 어른들도 자신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고, 그것을 바꾸려고 애쓰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스벤야에게는 아직 그런 생각을 깊이 할 여유가 없다. 머릿속에는 온통 스카이터처를 신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운동화를 살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

운동화를 사려던 소녀가 탐정이 되다

스벤야의 사촌 언니 모나는 파스칼이라는 소년을 좋아한다. 열여섯 살인 파스칼은 잘생긴 외모에 인기도 많아서 모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물이다. 하지만 모나는 파스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모나는 스벤야에게 파스칼에 관한 정보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성이 무엇인지, 어디에 사는지, 전화번호는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사해 오면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스카이터처를 사기 위해 돈이 필요한 스벤야에게는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스벤야는 기꺼이 탐정 역할을 맡고 파스칼에 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스벤야에게 파스칼은 사촌 언니가 좋아하는 소년이자 자신이 조사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의 행동을 관찰하고 뒤를 따라다니면서 필요한 정보를 알아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파스칼을 자꾸 바라보는 동안 스벤야는 그가 웃는 모습과 말하는 방식,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저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지켜보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파스칼을 만나는 일이 기다려지고 그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마음이 설렌다.

스벤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에 빠지고 만 것이다. 첫사랑은 미리 준비해서 시작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어제까지 아무렇지 않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하게 보이고,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자꾸 떠오르기도 한다. 짧은 인사 한마디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다가도 별뜻 없이 지나친 행동 하나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스벤야에게도 그런 변화가 찾아온다. 하지만 하필이면 자신이 좋아하게 된 사람이 사촌 언니 모나가 먼저 마음에 두고 있던 파스칼이라는 사실이 문제다. 운동화를 살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탐정 일이 이제는 모나에게 말하기 어려운 비밀이 되어 버린다. 스벤야는 파스칼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야 하지만, 그를 알아갈수록 자신의 마음은 더욱 복잡해진다.

열세 살과 열여섯 살 사이의 거리

스벤야에게 파스칼은 무척 멋진 소년이다. 나이도 자신보다 세 살이나 많고, 잘생겼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다. 파스칼을 좋아하게 된 스벤야는 자연스럽게 그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곧 걱정이 앞선다. 파스칼의 눈에 자신은 그저 키 작은 어린아이로 보이지 않을까?

열세 살과 열여섯 살의 차이는 어른에게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스벤야에게는 쉽게 건널 수 없는 거리처럼 느껴진다. 특히 키가 작은 스벤야는 모나와 다른 언니들을 바라볼 때마다 자신이 더욱 어려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스카이터처를 갖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두꺼운 밑창의 운동화를 신으면 조금 더 성숙해 보일 수 있고, 그러면 파스칼도 자신을 다르게 바라볼 것 같기 때문이다. 스벤야는 자신이 바라는 사랑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작은 키에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키만 조금 더 컸다면, 조금 더 예뻤다면, 파스칼도 자신을 좋아해 주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키나 외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아무리 멋진 옷을 입고 외모를 바꾸더라도 상대방이 반드시 같은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나 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벤야는 파스칼의 작은 행동에 기뻐하고, 그가 다른 여자아이와 가까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질투와 실망을 경험한다. 자신에게 특별한 사람이 상대방에게는 같은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처음 사랑을 경험하는 스벤야에게는 이 모든 감정이 낯설다.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그 과정에서 스벤야는 파스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을 그에게 덧씌우고 있다는 사실과도 마주하게 된다. 파스칼에게 선택받으면 자신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며,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과 자신의 가치는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같은 마음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스벤야가 그 사실을 이해하기까지는 여러 번의 설렘과 실망, 오해와 갈등이 필요하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발견하다

파스칼에게 마음을 빼앗긴 스벤야의 곁에는 팀이라는 소년도 있다. 팀은 파스칼처럼 화려하거나 특별한 인기를 누리는 인물은 아니다. 스벤야는 처음에 그를 유치하거나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팀은 스벤야에게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들어 주며, 스벤야의 작은 키를 고쳐야 할 문제처럼 바라보지도 않는다.

스벤야가 파스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싶어 하는 동안, 팀은 스벤야를 지금 모습 그대로 바라본다. 스벤야가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구인 것이다.

물론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상대방의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스벤야와 팀의 관계는 우리가 사람을 바라볼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멋진 외모나 인기 때문에 누군가를 특별하게 여기면서, 정작 가까이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의 마음은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스벤야에게 파스칼은 자신이 꿈꾸는 성숙하고 멋진 세계를 보여 주는 사람이다. 반면 팀은 특별하게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으로도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스벤야의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이야기의 중요한 관심거리다. 처음에는 파스칼의 관심을 얻는 일에만 몰두하던 스벤야가 주변 사람들을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게 되면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욱 사랑스러운 사람들

[하늘을 만지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 서툴고 부족하다. 스벤야는 운동화를 갖고 싶다는 마음에 부모를 감시하고, 사촌 언니의 부탁으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알아내려 한다. 그러다가 모나가 좋아하는 소년에게 자신도 사랑을 느끼면서 질투와 고민에 빠진다.

어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어머니는 담배를 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하고, 아버지도 다이어트 앞에서 흔들린다. 모나는 좋아하는 소년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사촌 동생을 탐정으로 이용한다.

이런 모습들은 때로 우습고 엉뚱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바꾸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실수하거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할 때도 있다.

스벤야 역시 처음부터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두 알지는 못한다. 갖고 싶은 물건을 얻기 위해 애쓰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며, 자신보다 멋져 보이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자신의 감정에만 몰두해 다른 사람의 입장을 놓치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모든 일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실수한 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벤야가 겪는 첫사랑의 소동도 그런 경험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쓰는 동안 자신이 얼마나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 쓰고 있었는지 깨닫고,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했다는 사실도 조금씩 알아간다.

그렇다고 스벤야가 하루아침에 모든 콤플렉스를 극복하거나 완벽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키가 작은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속상해할 수도 있다.

다만 이제는 작은 키가 자신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키가 작다고 해서 용기와 호기심까지 작은 것은 아니며,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의 소중함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지금의 내 모습으로도 하늘을 만질 수 있을까?

스벤야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도 낯설지 않다. 작품 속에는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가 등장하지 않고, 스벤야는 좋아하는 소년의 전화번호와 사는 곳을 직접 알아내기 위해 탐정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모습을 궁금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작은 행동에 마음이 흔들리며, 자신의 외모를 친구들과 비교하는 감정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의 모습을 훨씬 쉽게 접할 수 있다. 화면 속 친구들의 얼굴과 옷차림, 멋진 물건과 즐거운 생활을 바라보다 보면 자신에게 없는 것들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스벤야에게 스카이터처가 있었다면 오늘날의 아이들에게는 유행하는 운동화나 옷, 최신 휴대전화, 멋지게 꾸민 사진이 비슷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을 가지면 친구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지금보다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물론 좋아하는 물건을 갖고 싶어 하거나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새 운동화를 신고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그런 물건을 갖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스벤야가 처음 스카이터처를 발견했을 때 그 운동화는 자신의 삶을 바꾸어 줄 특별한 물건처럼 보였다. 몇 센티미터만 더 커지면 친구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파스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첫사랑을 경험하면서 스벤야는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워 간다. 누군가의 마음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 멋지게 보이는 것과 스스로 행복해지는 일이 반드시 같은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할 때, 스벤야가 바라보는 세상도 달라진다. 같은 키와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에게 부족한 것만 찾을 때와 자신의 장점을 발견할 때의 마음은 다르기 때문이다.

첫사랑을 통해 조금 더 넓어진 세상

어른들은 아이의 첫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가 있다. 아직 어리니까 사랑을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게 될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아이에게 그 감정은 결코 작지 않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의 설렘도, 짧은 인사를 나눈 뒤의 기쁨도, 기대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의 실망도 모두 처음 겪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스벤야는 그런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라 때로는 엉뚱한 행동을 하고, 질투하거나 상처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지도 조금씩 알아간다.

[하늘을 만지다]는 이러한 첫사랑의 과정을 밝고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스벤야의 고민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는 마음도, 조금 더 성숙하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바람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택받고 싶은 간절함도 모두 사춘기에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감정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이 작품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소년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되고, 어른에게는 오래전 자신도 경험했을 설렘과 불안을 떠올리게 한다.

스벤야가 처음 꿈꾸었던 하늘은 스카이터처를 신으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몇 센티미터만 더 높아지면 손끝이 닿을 것 같았고, 그곳에 올라서면 지금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벤야가 첫사랑의 설렘과 실망을 경험하며 만나는 세상은 운동화의 높이보다 훨씬 넓다. 사람의 마음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우고,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진심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하늘을 만지다]는 작은 키에 대한 고민과 첫사랑의 소동을 통해 한 소녀가 자신을 발견해 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벤야는 처음에는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지만, 여러 번의 실수와 실망을 겪으면서 지금의 자신에게도 소중한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하늘을 만지기 위해 반드시 다른 사람보다 키가 커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조금 작고 서툴더라도 자신의 모습으로 세상 앞에 서서, 고개를 들고 더 넓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스벤야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스카이터처는 발끝을 몇 센티미터 높여 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지는 순간, 스벤야는 그보다 훨씬 높은 곳에 서게 된다. © 산수야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자들은 무엇을 궁금해 했을까

밤하늘의 별들은 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까? 사과는 왜 나무에서 떨어질까?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도 살아 있을까? 사람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궁금한 일이 참 많다. 매일 보는 하늘과 땅, 식물과 동물, 빛과 소리에도 아직 모르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하지만 너무 익숙하다는 이유로 이런 현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나, 궁금한 것이 생겨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나칠 때가 많다. 오래전에도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같은 자연 속에서 살아갔다. 그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현상에 의문을 품고, 그 이유를 끝까지 알아내려고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다. 밤하늘을 관찰하며 우주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작은 생물을 들여다보면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으며,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했다. 그들의 질문은 때로 오랫동안 믿어 왔던 생각을 바꾸었고, 새로운 발견과 발명으로 이어져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켰다. 산수야 출판사의 어린이 책 [위대한 과학자]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교양서다. [후즈후 위대한 인물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을 소개한다. 영국의 어린이 논픽션 작가 크리스 옥슬레이드가 쓴 이 책의 원서 제목은 [Who's Who in Science and Technology]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시대와 분야에 따라 살펴보면서, 그들이 무엇을 발견하고 발명했으며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과학은 어려운 공식이나 복잡한 실험만으로 이루어진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궁금해하고, 눈앞의 현상을 자세히 관찰하며, 그 속에 숨은 원리를 찾아가는 활동이 바로 과학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의 비밀을 찾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과 달, 태양의 움직임을 궁금해 했다.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

세상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난 사람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뜨거운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을 지나면 어떤 세상이 나타날까? 구름보다 높은 산꼭대기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지도를 펼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모습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로 여행할 수 있고, 인공위성이 보내온 사진으로 바다와 산, 사막과 빙하의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전 사람들에게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넓고 낯선 곳이었다.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조금만 멀리 떠나도 어떤 길이 이어지는지 알기 어려웠고, 바다 건너에는 어떤 땅이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먼 곳으로 여행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했으며, 길을 잃거나 위험한 자연환경을 만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세계로 향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길을 찾거나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아보기 위해 여행했고, 때로는 자연의 비밀을 밝히거나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못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다. 산수야 출판사의 [위대한 탐험가]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교양서다. [후즈후 위대한 인물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고대의 여행가부터 바다와 강, 사막과 높은 산, 극지방과 우주를 탐험한 인물 50명을 소개한다. 영국의 어린이 논픽션 작가 애니타 개너리가 쓴 이 책의 원서 제목은 [Who's Who in Exploration]이다. 여러 시대에 걸쳐 탐험의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을 살펴보면서, 그들이 어디로 떠났고 무엇을 경험했으며 세상을 이해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어린이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탐험은 단순히 멀리 여행하거나 새로운 땅에 도착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낯선 곳을 향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새로운 사람과 문화를 만나고, 어려운 자연환경을 견디며,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낯선 길을 따라 세상을 알아가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

오래전 세상을 움직인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까

수천 년 전 사람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았을까? 거대한 피라미드는 누가 만들었으며, 사람들은 왜 왕과 황제를 따랐을까? 오래전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역사책을 펼치면 낯선 나라와 도시, 수많은 왕과 황제의 이름이 등장한다. 오래전에 일어난 전쟁과 왕조의 변화, 나라가 세워지고 사라진 이야기도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이름과 사건, 연도만 기억하려고 하면 역사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기 쉽다. 그런데 역사 속 인물들이 어떤 시대에 살았고, 무엇을 고민했으며, 어떤 일을 이루려고 했는지 알아보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오래된 유적과 기록 속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생각과 바람을 가지고 살아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 가운데는 나라를 세우거나 넓은 영토를 다스린 왕도 있었고, 사람들이 지켜야 할 법을 만들거나 새로운 생각을 전한 사람도 있었다. 아름다운 시를 남긴 시인과 세상의 이치를 탐구한 철학자, 후세를 위해 역사를 기록한 학자도 있었다. 이들이 살아간 시대와 장소는 서로 달랐지만, 그들의 활동은 각 문명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고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역사와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 산수야 출판사의 [위대한 역사인물]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역사 교양서다. [후즈후 위대한 인물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세계의 여러 고대 문명에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 50명을 소개한다. 영국의 어린이 논픽션 작가 애니타 개너리가 쓴 이 책의 원서 제목은 [Who's Who in Ancient History]이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그리스와 로마, 중국과 아메리카의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각 문명의 특징과 발전 과정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역사는 단순히 오래전에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는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 살펴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