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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없는 백조는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미국 몬태나주의 한 악기점에서 믿기 어려운 사건이 벌어진다. 커다란 백조 한 마리가 갑자기 날아와 진열창을 깨뜨리고, 그 안에 놓여 있던 값비싼 트럼펫을 가져간 것이다.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지만, 백조는 트럼펫을 목에 건 채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도대체 백조는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사람의 악기인 트럼펫이 백조에게 무슨 필요가 있었을까?

놀랍게도 이 사건은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 백조의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아빠 백에게는 다른 백조들과 조금 다른 아들이 있었다. 아들의 이름은 루이. 루이는 아름다운 트럼펫백조였지만, 태어날 때부터 울음소리를 낼 수 없었다.

트럼펫백조는 이름처럼 나팔 소리를 닮은 크고 아름다운 울음소리를 내는 새다. 북아메리카에 사는 백조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종류로, 넓은 호수와 습지를 오가며 살아간다. 백조에게 울음소리는 서로의 존재를 알리고 짝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루이는 아무리 애를 써도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다른 형제들이 힘차게 울음소리를 내는 동안에도 루이의 목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아빠와 엄는 아들의 미래를 걱정했고, 루이 역시 자신이 다른 백조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산수야 출판사의 [트럼펫을 부는 백조]는 이렇게 특별한 백조 루이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어린이 장편동화다. [샬롯의 거미줄]과 [스튜어트 리틀]을 쓴 미국의 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가 1970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태어난 백조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세상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루이의 이야기는 단순히 트럼펫을 연주하는 백조의 신기한 모험 이야기만이 아니다. 자신과 다른 세상에 적응하려는 노력과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는 우정, 가족의 사랑과 그에 따르는 책임, 그리고 누구나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에 관한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목소리 없이 태어난 백조 루이와 자연을 사랑하는 소년 샘

이야기는 캐나다의 아름다운 숲과 호수에서 시작된다. 자연을 좋아하는 소년 샘은 아버지와 함께 숲속에서 지내던 어느 날, 호숫가에 둥지를 튼 트럼펫백조 한 쌍을 발견한다. 샘은 새와 동물들을 관찰하는 일을 좋아한다. 숲속을 걸으며 동물의 발자국을 살피고, 새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켜보는 시간이 그에게는 무엇보다 즐겁다. 그는 백조의 둥지를 발견한 뒤에도 함부로 가까이 다가가거나 새들을 놀라게 하지 않고 조용히 관찰한다.

그러던 중 백조의 둥지에 위험이 찾아온다. 붉은 여우가 나타나 어미 백조를 위협하자 샘은 백조를 도와주고, 이 일을 계기로 백조 가족과 샘 사이에는 특별한 인연이 시작된다. 얼마 뒤 백조 부부의 알에서 새끼들이 태어난다. 새끼 백조들은 하나둘 세상 밖으로 나와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지만, 그 가운데 루이만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울음소리를 내지 못한다. 아빠 백조는 아들의 미래가 걱정된다. 트럼펫백조는 아름다운 울음소리로 짝에게 마음을 전하는데, 루이는 그 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빠는 아들이 평생 외롭게 살아가지는 않을까 염려한다.

하지만 루이는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기만 하는 백조가 아니다. 소리를 낼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마음먹고,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소년 샘을 찾아간다. 샘은 루이가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가 글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루이는 샘과 함께 학교에 가서 글자를 익히고, 칠판과 분필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목소리가 없어도 글을 쓸 수 있다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루이는 글을 배우면서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해 나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글로 알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글을 배웠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루이에게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만큼이나 간절한 소망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세레나에게 전할 수 없는 마음

루이는 성장하면서 아름다운 백조 세레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세레나를 바라볼 때마다 루이의 마음은 설레지만, 그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다른 수컷 백조들은 우렁찬 울음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짝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루이는 아무리 애를 써도 소리를 낼 수 없으니 세레나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

루이에게는 글을 쓰는 방법이 있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칠판과 분필만 있으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얼마든지 적을 수 있다. 그래서 루이는 글로 세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려 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긴다. 세레나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것이다.

루이가 아무리 정성껏 마음을 적어 보여 주어도 세레나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글이 정작 사랑하는 백조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장면은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루이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방법을 어렵게 배웠는데도, 가장 전하고 싶은 상대에게는 그 마음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아빠 백조는 이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 아파한다. 어떻게 하면 루이가 세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하던 아빠 백조는 마침내 특별한 방법을 떠올린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트럼펫을 루이에게 가져다주는 것이다.

트럼펫백조의 울음소리가 나팔 소리를 닮았다면, 진짜 트럼펫으로도 그 소리를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아빠는 아들이 트럼펫을 연주할 수 있다면 세레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빠 백조는 몬태나주의 한 마을로 날아가 악기점 진열창을 깨고 트럼펫을 가져온다. 아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컸던 나머지 남의 물건을 훔치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루이는 아빠가 가져다준 트럼펫을 받고 기뻐하지만, 곧 그 악기가 어떻게 자신의 손에 들어왔는지 알게 된다. 아빠의 사랑은 고맙지만 남의 물건을 훔친 일을 그대로 두고 싶지는 않다.

이제 루이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트럼펫을 잘 연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직접 돈을 벌어 악기값과 깨진 유리창의 비용까지 갚아야 한다. 아빠가 자신을 위해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루이에게 사랑을 얻는 일만큼이나 중요해진다.

트럼펫 하나를 들고 세상으로 나아가다

트럼펫을 갖게 되었다고 해서 루이가 곧바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능숙하게 연주하는 사람은 없듯이 루이도 악기를 익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루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트럼펫을 소중히 여기며 연주를 배워 나간다. 그리고 샘의 도움으로 여름 캠프에서 트럼펫을 부는 일을 시작한다.

캠프에서 루이가 맡은 일은 정해진 시간에 음악을 연주하여 사람들에게 하루의 일과를 알리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날 시간을 알리고, 식사 시간과 잠자리에 들 시간을 알리는 연주가 그의 중요한 임무가 된다. 처음에는 목소리를 낼 수 없어서 걱정하던 백조가 이제는 트럼펫 소리로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을 알려 주는 것이다.

루이는 캠프에서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해 나가며 돈을 벌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일도 겪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발휘한다. 하지만 캠프에서 번 돈만으로는 트럼펫값을 모두 갚기 어렵다. 루이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그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미국 보스턴이다. 보스턴의 공원에는 사람들이 백조 모양의 배를 타고 호수를 즐기는 장소가 있다. 루이는 그곳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진짜 백조가 트럼펫을 부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신기한 광경이다. 사람들은 루이의 연주를 듣기 위해 모여들고, 루이는 점차 유명해진다. 이후 루이는 필라델피아로 향해 나이트클럽에서도 연주할 기회를 얻는다. 이제 그는 많은 사람이 알아보는 뛰어난 트럼펫 연주자가 된다. 자신에게 울음소리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미래를 걱정하던 어린 백조가,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음악가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루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유명해지는 일만은 아니다. 루이는 돈을 벌어 아빠가 가져온 트럼펫값을 갚고 싶고, 언젠가는 사랑하는 세레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넓은 하늘과 호수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백조의 삶을 잃고 싶지 않다. 루이에게 트럼펫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 주는 소중한 악기이지만, 그 악기 때문에 평생 사람들 곁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루이는 음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면서도 자신이 돌아가고 싶은 자연의 세계를 마음속에 간직한다.

서로의 꿈을 지켜 주는 샘과 루이의 우정

루이가 여러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동안 곁에서 힘이 되어 주는 친구가 있다. 바로 샘이다. 샘은 처음부터 루이를 특별한 재주를 가진 신기한 동물로 대하지 않았다.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려고 했다. 루이가 글을 배우고 싶어 할 때는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도왔고, 트럼펫으로 돈을 벌어야 할 때는 일자리를 찾는 데 힘을 보탰다. 루이가 곤란한 상황에 놓이면 함께 해결 방법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샘이 루이의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샘은 친구에게 길을 알려 주지만,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루이 자신이다.

루이는 직접 글을 배우고, 트럼펫을 연습하고, 일을 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샘은 그 과정에서 루이가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친구의 우정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 다른 존재이지만 상대방의 생각과 바람을 이해하려 하고,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준다.

샘 역시 루이를 만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더욱 분명하게 깨닫는다. 자연 속에서 동물을 관찰하는 일을 즐기던 샘은 루이와의 경험을 통해 동물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루이에게 샘은 세상과 이어 주는 친구이고, 샘에게 루이는 자연과 생명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이끌어 준 친구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면서도 상대방을 자기 뜻대로 바꾸려 하지 않는 두 친구의 모습은 우정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사랑하는 존재의 자유를 지킨다는 것

루이의 모험은 세레나를 다시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멀리 떨어져 있던 세레나가 뜻밖의 일로 필라델피아에 나타나고, 루이는 마침내 트럼펫 연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얻는다. 그동안 쌓아 온 연주 실력과 세레나를 향한 진심이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이 된다. 그러나 두 백조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세레나가 머물게 된 동물원에서는 새가 멀리 날아가지 못하도록 날개의 일부를 절단하려 한다. 사람의 관리 아래 새를 머물게 하기 위한 조치지만, 세레나에게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없게 되는 심각한 문제다.

루이는 세레나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과는 또 다른 문제지만, 사랑하는 세레나가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은 분명하다. 이때 다시 샘의 도움이 필요해진다. 루이와 샘은 세레나가 자유를 잃지 않고 살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힘을 모은다.

여기에서 루이의 이야기는 사랑의 의미를 한 걸음 더 깊이 생각하게 한다. 루이는 처음에 세레나의 마음을 얻고 싶어서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러 모험을 겪으며 성장한 루이는 이제 세레나가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만큼이나 그녀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랑하는 존재를 곁에 두는 일보다 그 존재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 주는 일이 더 중요할 때도 있는 것이다.

루이가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도시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에게 가장 소중한 삶의 터전은 여전히 넓은 호수와 하늘이다. 저자인 엘윈 브룩스 화이트는 루이와 세레나의 이야기를 통해 야생동물이 지닌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사람에게는 편리하고 안전해 보이는 환경이 동물에게도 반드시 행복한 곳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샬롯의 거미줄]의 작가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따뜻한 이야기

[트럼펫을 부는 백조]를 쓴 엘윈 브룩스 화이트는 동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삶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 낸 작가다. 그의 대표작 [샬롯의 거미줄]에서는 거미 샬롯과 돼지 윌버의 특별한 우정을 만날 수 있다. 작고 연약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샬롯의 모습은 우정과 희생,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한다.

[트럼펫을 부는 백조]에서도 동물들은 인간처럼 생각하고 고민하며 서로 사랑한다. 하지만 화이트는 동물들에게 사람의 감정만 입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백조가 살아가는 호수와 숲,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생활과 울음소리의 특징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트럼펫백조의 울음소리가 악기 트럼펫을 떠올리게 한다는 사실은 작품의 가장 중요한 상상력의 출발점이 된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백조가 진짜 트럼펫을 연주한다는 설정은 엉뚱하고 재미있지만, 그 속에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또한 아들을 위해 지나치게 장황한 말을 늘어놓는 아빠 백조의 모습이나, 트럼펫을 부는 백조를 만난 사람들의 놀라운 반응에는 화이트 특유의 유머가 살아 있다. 독자는 루이가 겪는 어려움을 안타까워하다가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에 웃음을 짓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따라가며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이처럼 [트럼펫을 부는 백조]는 따뜻한 감동과 유쾌한 모험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다. 루이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진지한 성장 이야기이지만, 그 여정은 결코 무겁기만 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목소리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전하며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말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글이나 그림, 음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더 잘 나타낸다. 그러나 마음을 전하고 싶어도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할 때가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용기가 나지 않거나, 자신의 뜻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루이 역시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백조들처럼 울음소리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세레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루이는 자신에게 없는 것만 바라보며 살아가지 않았다. 친구 샘의 도움으로 글을 배웠고, 아빠가 가져다준 트럼펫을 연습했으며, 스스로 돈을 벌어 책임을 다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루이는 다른 백조들과 똑같은 소리를 내는 대신 자신만의 음악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았다.

루이의 성장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다. 아빠의 사랑과 샘의 우정이 있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아빠의 사랑이 올바른 선택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트럼펫을 훔친 일은 분명 잘못이었으며, 루이는 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소중한 만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태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또한 루이가 세레나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나서는 모습은 다른 존재를 존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그를 자신의 뜻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일일 수 있다. 이처럼 [트럼펫을 부는 백조]에는 어린이들이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는 여러 고민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친구와 마음이 통하지 않을 때,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다고 느낄 때,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야 할 때,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야 할 때 루이의 이야기는 새로운 생각거리를 전한다.

이제 루이가 처음 태어났던 아름다운 호수를 다시 떠올려 보자. 잔잔한 물결 위로 백조들이 헤엄치고, 멀리 숲과 하늘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서 태어난 작은 백조 루이는 한때 자신에게 울음소리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두려워했다. 그러나 넓은 세상을 여행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발견했다. 그리고 마침내 트럼펫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백조가 되었다. 루이의 트럼펫 소리는 다른 백조들의 울음소리와 다르다. 하지만 그 음악에는 사랑하는 존재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간절함과 어려움을 헤쳐 온 시간,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다.

[트럼펫을 부는 백조]를 읽은 어린이도 루이처럼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들과 똑같은 방법이 아니어도 괜찮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고, 마음을 전할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루이의 여행은 그렇게 한 마리 백조의 모험을 넘어, 서로 다른 존재들이 우정을 나누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로 오래도록 남는다. © 산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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